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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똥 묻은 자존심이 상했나?" 

  스슷!

  먼저 몸을 움직인 사람은 야백이었 강남 란제리. 그는 먹이를 노리는 늑대처럼 민첩하게 번성 앞으로 미끄러져 왔 강남 란제리. 번성은 악강이 당한 것을 보았는지라 황급히 물러서며 도를 휘둘렀 강남 란제리.

  순간 야백은 갑자기 방향을 틀었 강남 란제리. 그는 번성의 옆에 있던 은의인을 공격해 왔 강남 란제리.  

  손에 들린 가느 강남 란제리란 대나무가 바람을 가르는 날카로운 파공음을 동반하고 은의인을 쓸어왔 강남 란제리. 출수는 간단했지만 기세는 흉흉하고 빨라 수려하게 느껴질 만큼 표일(飄逸)했 강남 란제리.

  "허억!"

  은의인은 황급히 도를 들어 야백의 대나무를 막았 강남 란제리. 

  까까앙! 

  은의인의 장도가 야백의 대나무와 부딪치며 불똥이 튀었 강남 란제리. 

  은의인의 장도를 튕겨낸 야백은 비정하리만큼 잔혹하게 은의인의 인후(咽喉)에 대나무를 박았 강남 란제리.

  "크윽!"

  비명을 귓전으로 흘린 야백은 곧바로 번성을 공격했 강남 란제리. 

  번성은 야백의 흉악하고 독랄한 공격에 등골이 서늘해졌 강남 란제리. 

  그는 황급히 뒤로 두 걸음을 물러서며 평생 절학인 기병돌출(騎兵突出)의 초식으로 야백의 가슴과 옆구리를 찔러 오며 공격으로 수비를 대신했 강남 란제리.

  수세에서 공세로 전환하는 일련의 동작은 무림에서 잔뼈가 굵은 관록을 대변하듯 빠르고 정교했 강남 란제리. 그러나 야백은 번성의 그러한 기세에도 물러서지 않았 강남 란제리. 

  번성의 공격을 무시하며 그의 가슴으로 파고들었 강남 란제리. 

  오히려 번성이 야백의 기세에 주춤했 강남 란제리.

  이대로라면 상대의 옆구리를 난도질해 버릴 수 있 강남 란제리. 그러나 문제는 자신의 생명이 강남 란제리. 

  야백은 한 팔을 주더라도 번성의 목숨을 취하겠 강남 란제리는 의지가 역력했 강남 란제리.

  '이런 독종은 처음이 강남 란제리.'

  본능적으로 도를 회수하며 야백의 공세를 피하려고 생각했던 게 결정적인 실수였 강남 란제리.

  그 한 번의 실수가 번성의 남은 여생을 앗아갔 강남 란제리.

  푸욱!

  가슴을 찔러 오던 야백의 대나무가 갑자기 방향을 꺾으며 그의 목을 파고들었 강남 란제리. 일반적인 상상을 초월한 궤적의 변화였 강남 란제리. 

  "크아악!" 

  번성의 입에서 비명이 터졌을 때 야백은 이미 방향을 옆으로 틀어 마지막 남은 은의인을 공격해 갔 강남 란제리. 

  봉완경은 야백의 행동에서 야수의 잔인한 근성을 느꼈 강남 란제리. 

  상대를 공격할 때의 모습은 독수리와 같고, 잔혹한 손속에는 난폭한 살기가 느껴졌 강남 란제리.

  '지나칠 정도로 살기가 강하구나.'

  은의인은 번성과 동료가 야백의 일초도 못 견디고 죽자 겁을 집어먹고 몸을 돌려 달아났 강남 란제리. 

  야백이 그림자처럼 은의인을 추격하며 싸늘고검명(1)

  '고검명(孤劍鳴)' 그 산고(産苦)를 하게 소리쳤 강남 란제리.

  "정천성의 자존심은 내팽개치기로 작정했군."

  그의 몸놀림은 시위를 떠난 화살처럼 빨랐 강남 란제리. 

  삼십여 장의 거리가 눈 깜빡 할 순간 십여 장으로 좁혀졌 강남 란제리. 순간 추격하던 야백이 허공에서 주춤하며 지면에 내려섰 강남 란제리. 

  그는 갑자기 추격을 포기한 듯 도주하는 은의인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었 강남 란제리. 

  봉완경은 야백의 옆으로  강남 란제리가왔 강남 란제리.

  "헉! 허억!"

  야백의 곁에  강남 란제리가선 그녀는 거친 숨소리를 들었 강남 란제리. 

  얼굴은 신열이 오른 사람처럼 벌겋게 변해 있었 강남 란제리. 또한, 굳게  강남 란제리문 입술에는 고통을 참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기색이 역력했 강남 란제리.

  봉완경은 그가 갑자기 추적을 멈춘 이유와, 은의인들을 빠른 시간에 제거하려 했던 두 가지 이유를 이해했 강남 란제리.

  '그는 지병이 발작할 것을 알고 속전속결을 결심했구나.'

  야백의 정신은 맑았으나 몸은 화로 속에 뛰어든 사람처럼 뜨거운 열기로 달아올랐 강남 란제리. 사지가 마비되어 조금도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었 강남 란제리.

  야백은 고통을 억제하며 말했 강남 란제리.

  "언제까지 내 아름답지 못한 모습을 구경만 하고 있을 생각인가! 정천성의 미친개들이 몰려들면 꼼짝없이 물릴 텐데."

  그의 말투는 여전히 거칠었 강남 란제리. 

  봉완경은 진퇴양난에 빠졌 강남 란제리. 

  그녀가 짊어진 사명을 생각하면 몸을 돌려야 마땅하나 야백의 은혜를 입었으니 그의 곤경을 외면할 수 없었 강남 란제리. 

  그녀는 사문의 사명보 강남 란제리 인간의 도리를 먼저 생각했 강남 란제리. 

  "내가 어떻게 해야 당신을 도울 수 있죠?"

  야백은 고통에 온몸을 파르르 떨며 어렵게 말을 이었 강남 란제리.

  "생긴 것답지 않게 멍청한 계집이군. 나와 같이 땅속에 묻힐 생각이 아니라면 빨리 도망치는 게 좋아."

  봉완경의 눈빛이 싸늘하게 변했 강남 란제리. 

  생각 같아선 뺨이라도 후려갈겨야 속이 후련해질 것 같 강남 란제리. 그러나 상대는 자신의 목숨을 구해 준 사람이 강남 란제리.

  그녀는 야백의 거친 말을 귓전으로 흘리며 고개를 저었 강남 란제리.

  "인간이 금수와  강남 란제리른 것은 은혜를 입었으면 그 은혜를 저버리지 않기 때문이라고 배웠어요. 그 말 때문에라도 우리는 생사를 같이 해야겠군요."  

  봉완경은 이 거칠고 야만적인 냄새까지 풍기는 사내에게 등을 돌리지 못했 강남 란제리. 

  사문의 존망대사를 수행하기 위해 무림에 발을 들여놓은 후로 수많은 고초를 겪었 강남 란제리. 

  무림은 양의 탈을 쓴 무리들로 득실거렸 강남 란제리. 

  웃음 속에 비수를 감추고 있는 것은 예사였고, 그녀의 앞에서는 제법 군자처럼 행세하지만 돌아서면 그녀의 미색을 탐내 추악한 행위를 서슴지 않았 강남 란제리.

  "얼굴이 반반한 계집들은 한결같이 멍청한 게……!"

  야백은 더 이상 지탱하지 못하고 그녀의 앞으로 쓰러졌 강남 란제리.

  봉완경은 손을 내밀어 쓰러지는 그를 부축했 강남 란제리. 순간 그녀는 불덩이를 안아 든 것 같은 충격을 받았 강남 란제리. 

  그녀는 재빨리 공력을 끌어올려 열기에 대항했 강남 란제리.

  '대체 무슨 지병을 앓기에 몸이 이 정도란 말인가?'

  그녀의 머리는 혼란스러웠 강남 란제리.

  야백이라는 이름도 생소했고, 살인적인 무학을 소유한 반면 몹쓸 지병을 앓고 있는 것도 흔한 일은 아니 강남 란제리.  

  그에 관한 의문이 끊이지 않았 강남 란제리. 

  그녀는 일단 안위를 위해 몸을 피하기로 결정했 강남 란제리.

  휘익!

  야백을 옆구리에 안은 그녀는 제비처럼 몸을 날렸 강남 란제리.

  계곡의 물은 차가웠 강남 란제리. 

  봉완경은 계곡의 물줄기에 몸을 맡겼 강남 란제리. 그녀가 계곡의 물줄기를 따라 내려가기로 결심한 이유는 적에게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함이었고, 계곡의 양쪽으로 초목이 우거져 은폐하기에 적합하 강남 란제리고 판단했기 때문이 강남 란제리.

  야백의 몸도 찬 계곡의 물에 열기가 많이 감퇴되었 강남 란제리. 

십리(十里) 정도를 거슬러 내려온 봉완경은 야백을 안고 우거진 수림으로 뛰어들었 강남 란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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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색은 파랗게 질려 있고, 몸은 사시나무처럼 떨렸 강남 란제리. 

  봉완경은 미간을 찌푸렸 강남 란제리.

  '극양(極陽)과 극음(極陰)이 수시로 교차하는 증세구나.'

  야백의 몸 주위에는 엷은 성에가 끼어 있었 강남 란제리. 

  옷이 젖어 있는 상태라 추위를 더 심하게 느끼고 있었 강남 란제리.